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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고려청자’ 덩크의 주인공 아티스트 HOGSGOH를 만났다

슈프라이즈 ∙ 읽음 2,886 ∙ 2021.08.05
‘고려청자’ 덩크의 주인공 아티스트 HOGSGOH를 만났다

우리는 스니커 문화를 이끌어 나간다. 여기서우리 응모에 당첨되길 기원하는 스니커헤드일 수도, 끊임없이 새로운 스니커를 선보이는 브랜드일 수도, 혹은 앞서 나열한 둘의 연결 다리인 슈프라이즈일 수도. 보다 아름다운 스니커 문화를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을 나아가는 이들 모두가우리 속할 터다. 


HOGSGOH(오서경)와의 첫 만남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앳된 얼굴로 작업물들을 바리바리 들고 슈프라이즈 사무실에 방문한 불과 몇 주 . 그를 처음 보았을 슈프라이즈 팀원들 모두 감탄을 쏟아 내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 이를 실천으로 옮겼다는 것에 말이다. 꿈을 찾고 나아가야 시기에, 이미 꿈을 찾은 것을 넘어 이를 위한 진로를 설계하고 있으니. 그의 하나하나를 기울여 들어보면 의심의 여지 없이 아티스트 타이틀이 누구보다 걸맞아 보였다.


커스텀 아티스트도우리 하나다. 단순한 한정판을 넘어서 세상 하나의 스니커를 만들어내는 이들 말이다. 국내와 해외 모두에서 이제는 하나의 주류 문화로 자리한 커스텀 스니커이기에, 아티스트 또한 주목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은 HOGSGOH. 슈프라이즈가 루디, 비펠라에 이어 소개하는 번째 아티스트 되겠다.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아티스트 오서경이라고 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HOGSGOH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HOGSGOH’ 뜻은?
별다른 뜻은 없다. 영문 이름 Seo Gyoung Oh 약자로, ‘SGOH’ 앞뒤로 반전시켜 대칭을 이룬 것이다. 앞부분만 따서 HOGS(호그스) 불러주면 된다.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콜롬비아 국기가 표시되어 있던데.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콜롬비아에서 태어났다. 이후 한국과 콜롬비아를 오가며 시간을 지내오다가 초등학교 2학년 완전히 한국에 자리를 잡았다. 



아티스트라는 타이틀 하에 주로 어떤 작업물을 선보이고 있나.  
아무래도 학생이다 보니까 크게 하지는 못한다. 지금은 스니커 커스텀을 비롯해 종이를 활용한 스니커 미니어처 작업을 주로 진행하고 있다. 밖에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내고 있기도 하다.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하게 이유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국인 아티스트 루디 님을 2020 초쯤에 전시회를 통해 접했다. 그때 스니커를 통해서도 예술 작품을 만들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고, 연장선으로 그럼 나는 무엇을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종이로 무언가를 만들고 공작하는 것을 좋아했었기에, 신발을 작고 정교하게 만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렇게 아버지가 쓰고 버리신 담뱃갑을 재활용해 블랙토 하이 미니어처를 만들어 보았다. 물론 처음에는 만들지 못했는데, 가지고 싶은 신발들을 위주로 작업하다 보니까 날이 갈수록 퀄리티도 높아지고, 하나하나씩 만들어나가는 재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스니커 커스텀 시작 동기도 궁금하다. 

1 전쯤이다. 처음 영감을 받게 것은 트래비스 스캇 SB 덩크 로우. 반다나 패턴이 들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촌스럽기보다는 굉장히 멋스러웠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고민을 하던 와중에, 신발에 한국을 대표하는 무늬를 더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이를 곧장 실행으로 옮겼다. 



고려청자덩크 로우가 스니커 커스텀이라는 말인가?

그렇다. 신발에다 직접 커스텀을 진행한 것은고려청자덩크 로우가 처음이다. 



그럼 이제 본격적인 아티스트의 길로 들어선 것일 터다. 본인이 어떤 아티스트를 꿈꾸고 있는지 설명해 있을까. 

존경하는 아티스트가 다니엘 아샴이다. 아샴이 포켓몬이나 포르쉐같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자신만의 작품으로 재해석해내는 것을 보고, 나도 내가 관심 있는 ,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아티스트가 되면 너무나도 좋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다니엘 아샴이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좋아요를 눌러준 적이 있다고. 

유명 커스텀 아티스트 @philllllthy 다니엘 아샴에게 선물해 빈티지 커스텀 디올 조던을 디올 조던 미니어처에서 구현해 내면 어떨까 싶어 완성해낸 작업물이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작업이 끝나고 인스타그램에 포스팅을 했는데, 다니엘 아샴이 좋아요를 눌러줬다. , @philllllthy 댓글도 달아줬다. 



수많은
아티스트 중에 야삼이 제일 멋있는 점은 무엇인가.

자신을 위한 스튜디오에서 자신만의 것을 하는 그이다. 남의 생각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주관대로 작품을 만들어 있다는 점이 존경스럽다. 



혹시나 해서 질문해본다. 값비싸기로 유명한 다니엘 아샴의 작품 가지고 있는 것이 있을까.

아샴이 이케아와 협업으로 선보인 시계를 가지고 있다. 영등포까지 1시간 이상의 거리를 이동해 힘들게 직거래로 구매한, 정말 너무나도 갖고 싶어 했던 소중한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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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쓰고 버리신 담뱃갑을 재활용해 블랙토 하이 미니어처를 만들어 보았다. 물론 처음에는 잘 만들지 못했는데, 가지고 싶은 신발들을 위주로 작업하다 보니까 날이 갈수록 퀄리티도 높아지고, 하나하나씩 만들어나가는 재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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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GSGOH 만큼이나오서경 궁금하다. 먼저 콜롬비아에 대해 조금 자세한 이야기 부탁한다. 

콜롬비아에서 태어났고, 한국과 보고타(콜롬비아의 수도) 오가면서 생활했다. 초등학교 2학년 이후부터는 계속 서울에서 살고 있고. 콜롬비아가 남미에 있다고 해서 덥고 습함이 떠오를 수도 있는데, 백두산보다 높은 고도에 위치해 있어서 우리나라 가을 날씨가 365 계속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무엇보다 분위기도 자유롭고 이것저것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 



콜롬비아에서의 생활이 지금의 오서경에게 도움이 되는 있을까. 

언어?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쉽게 접해 영어로 듣는 것도, 생활하는 것도 편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콜롬비아에서도이런 많이 했다. 한창 비행기에 꽂혀서 종이로 공항, 비행기를 만든 적이 있다. 부모님께 같이 만들자고 하거나, 종이를 사러 기억도 있다. 


입학
경쟁률이 높은 학교로 꼽히는 현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라고. 그렇다면 공부도, 취미도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일 터인데, 어떻게 시간 분배를 하면서 모두를 챙기고 있는지를 알려달라. 

주변 친구들에 비하면 적지만, 학업을 위해 과외를 받고 인강을 듣는다. 그렇게 하루 공부를 끝마치면 10, 혹은 11. 시간부터 새벽 3~4시까지는 작업을 위한 시간을 가진다. 영화를 틀어 놓거나 노래를 크게 키우고 혼자만의 새벽 시간을 보낸다. 시간대에 머릿속에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가득 떠오르기도. 



늦은 시간까지 작업을 진행하면 부모님이 뭐라고 하실 법도 하다. 

자라’, ‘내일 해라’, ‘공부해라같은 말씀 많이 하신다. 물론 나는 꿋꿋이 작업을 열심히 나아가고 있다. 



미래를 얘기하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긴 하지만, 앞으로의 계획이 있을까. 예를 들면 대학 진학이라든지.

일단 대학에 진학은 하고 싶다. 서울대 공예과, 한예종 디자인과를 생각하고 있다. 처음에는 디자인과를 가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종이로 여러 가지를 만들다 보니 디자인보다는 공예 쪽으로 진학하는 좋을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는 고등학생도 만큼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대학 진학보다 목표가 있나?

단연 유명 아티스트가 되는 . 외에는 뚜렷하게 생각해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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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 11시부터 새벽 3시~4시까지는 작업을 위한 시간을 가진다. 영화를 틀어 놓거나 노래를 크게 키우고 혼자만의 새벽 시간을 보낸다. 그 시간대에 머릿속에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가득 떠오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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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이야기도 자세하게 해볼까. 스니커를 좋아하게 계기가 궁금하다. 

신발을 좋아하기 시작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중학교 2학년, 그러니까 대략 2~3 전쯤에 부모님이랑 같이 타임스퀘어에 다녀온 적이 있다. 아마도 그때가 친구들이랑 롯데월드에 놀러 가는 날이어서 부모님이 내게 좋은 신발을 사주고 싶어 하셨다. 그렇게 나이키 매장에 들어갔는데, 직원분이이거 한정판이다. 사라라고 하셔서 구매한 신발이 있다. 당시 이게 한정판이고, 이게 예쁜 걸까라는 고민을 계속했다. 신발이 궁금해서 유튜브를 통해 찾아보았고, 내가 구매한 신발이 에어 조던 1 로우블랙토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렇게 조던 제품의 역사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고, 이는 결국 스니커 입문으로 이어졌다.  



나름 뜻깊어 보인다. 당시 구매한 에어 조던 1 로우블랙토 아직도 착용하고 있나. 

지금도 가지고 있다. 처음 구매했을 때는 1 내내 신었고, 지금은 비가 전투화 느낌으로 착용하고 있다. 

Nike | 에어 조던 1 로우 '블랙토'


가장 좋아하는 신발은?

덩크. 요즘 가장 핫하기도 하니까. 지금도 신고 있다. 



기억에 남는 스니커 가지만 꼽아보자.

카시나 덩크. 거의 목숨을 걸다시피 했다. 결국 샀지만. 이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한때 카시나 덩크가 50 원까지 떨어졌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가 구매할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힘들게 돈을 모아 중고 거래를 했는데 사기를 당했다. 다행히 뒤에 돈을 돌려받기는 했지만, 그때는 시세가 80 원이 넘어가던 때여서, 카시나 덩크는 나랑 맞나 보구나 생각하고 구매를 포기했다. 사기를 당한 이후로는 웬만해서 직거래를 선호한다. 



지금 위에서 언급한 신발들 모두 나이키다. 나이키 말고 특별히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을까. 

나이키는 의류보다 신발에 관심이 많다. 옷으로 가면 대표적으로 스투시? 웬만한 스트리트 브랜드에 관심이 있고, 좋아한다. 



신발 이외에 관심 있는 분야도 있을 하다. 가지만 소개해보자면?

영화 보는 취미다. 스타워즈를 가장 좋아하는데, 시리즈 전체적으로 3~4번은 같다. 스톰 트루퍼 프라모델을 만들어본 경험도, 중학교 때는 종이와 박스로 타이파이터 팔콘을 직접 제작해본 적도 있다. 지금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지만. 



인스타그램을 보니까 F1에도 관심이 있는 같은데. 

방학을 맞고 레이싱을 보기 시작했으니, 좋아한 얼마 되지는 않았다. 마치 신발에 처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처럼 F1 궁금해 찾아보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레이싱 경기도 라이브로 챙겨보게 됐다. 분야도 실제 작업물로 구현해보고 싶었고, 그래서 91년도 알톤 세나의 맥라렌을 미니어처로 제작했다. 



F1 같이 스니커 미니어처, 스니커 커스텀 이외에 진행하고 있는 작업물이 있을까. 

이것저것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림을 그리면서 다른 새로운 것을 경험해볼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인스타그램 피드에 있는 낙서 같은 작품도 그중 하나인가

그렇다. 평소 챙겨보는 아티스트 중에 VEXX 님이 이런 그림을 그리신다. 그분을 따라 하면서 그리기 시작한 작품인데, 약간 콜라주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전체적인 테마는 창의성. 스니커, 포켓몬 내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한데 모아 완성해냈다. 




조금은 무거울 수도 있는 마지막 질문이다최근 나이키가 커스텀 업체를 고소한 사건이 몇몇 있는데본인이 생각하는 커스텀 시장은 어떤가. 

나이키가 커스텀 업체를 고소한 사건을 보면서 커스텀도 어떻게 보면 논란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물론 나는 커스텀도 좋은 커스텀이 있고 좋은 커스텀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본래 존재하는 것을 따라 하기보다는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진정한 커스텀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