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의 대림창고는 최근 패션계의 가장 뜨거운 현상을 목격하는 장소가 되었다.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는 팝업 스토어 ‘리더스 오브 서울(Leaders of Seoul)’이 바로 그중 하나. 나이키와 무신사가 최근 손잡고 선보인 이 행사는 2030 여성을 정조준하며 등장한 ‘에어맥스 뮤즈’를 필두로, 현재 스니커즈 씬을 지배하는 ‘쇠맛’, 즉 메탈릭 실버의 유행을 다시 한번 알렸다. 스니커즈 씬에 등장한 이 차갑고 날카로운 광택의 뿌리는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를 관통한 Y2K 퓨처리즘에 닿아있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기술적 낙관과 미지에 대한 불안이 교차하던 시절, 사이버 공간을 향한 동경은 은백색과 유광 소재, 로봇을 닮은 디자인으로 구체화했다.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의 폭발적 보급이 가져온 기술적 격변 속에서 탄생한 이 미학은 사이버펑크의 냉소와 디지털 유토피아에 대한 낙관을 동시에 품고 있었다. 당시 스니커즈 역시 이 시대정신을 민감하게 흡수하며 미래적 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