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 디자인 역사에 길이 남을 이 문장은, 19세기 말 근대건축의 선구자 루이스 설리번이 남긴 언명이자, 이후 바우하우스 디자인 철학의 기조로 자리 잡았다. 사물의 형상은 그것이 수행해야 할 기능에 종속되어야 하며, 그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면 형태 또한 불필요하게 변형되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는 기능주의가 지배하던 시절, ‘쓸모’를 최우선 가치로 두었던 시대의 미학이었다.1925년 설립된 독일의 데사우 바우하우스 센터 하지만 21세기 디자인의 풍경은 다소 달라졌다. 사용성과 심미성은 더 이상 대립하지 않는다. 하나의 사물이 기능을 다하는 동시에 시선을 붙잡고 감각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되었고, 산업디자인 역시 그러한 변화를 품어야 했다. 이제는 얼마나 잘 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가지고 다닐 것이냐의 문제가 된 것이다. 이 변화의 파고 위에서 2019년, 독일 뮌헨에서 탄생한 여행용 캐리어 브랜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