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화 대신 더블 몽크 스트랩 슈즈, 클럽 유니폼 대신 테일러링이 살아 있는 슈트. 경기장을 벗어난 축구 선수들의 모습은 때때로 예상보다 더 세련되고 정제된 풍경을 만들어낸다. 특히 리그나 컵의 원정길, 공식 기자회견, 결승전 행사와 같은 ‘공식의 순간’에는 어김없이 정장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정장의 라벨에는 나이키나 아디다스가 아닌 톰 브라운, 휴고 보스처럼 전통 남성복의 정수를 보여주는 브랜드가 새겨져 있곤 하다. 올 화이트 수트를 입은 리버풀 선수들 검은 정장을 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라이언 긱스(좌)와 화이트 정장을 입은 리버풀의 이안 러시(우) 리버풀의 스탠 콜리모어 리버풀의 존 반스 물론 축구와 정장이 꼭 어울리는 조합으로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1996년 FA컵 결승에서 리버풀은 파격적인 올 화이트 수트를 입고 등장했다. 검정이나 네이비, 차콜 등 어두운 색 정장을 입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처럼 여겨지던 시절, 리버풀은 승리를 예견한 듯한 흰색 정장을 선택했고,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