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패션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있다면 단연코 ‘협업’일 것이다. 브랜드와 브랜드, 브랜드와 아티스트 등 다양한 형태로 협업이 일어나는 가운데, 아디다스 역시 과거부터 아티스트와 활발히 협업을 이어온 브랜드답게 여전히 꾸준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늘은 최근에 진행된 아디다스와 아티스트 간의 협업과 그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종합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아디다스 X 콘(KoЯn), 30년만의 이어진 인연

콘, 배드 버니, 칸예 등 아디다스와 관련된 아티스트 이야기 이모저모

10월 27일 바로 오늘, 아디다스와 밴드 ‘콘(KoЯn)’의 협업 컬렉션이 발매된다. 스니커즈 2종을 비롯해 티셔츠, 후디, 트랙 수트 등 의류 7벌로 구성. 사실 국내에서는 마니악한 장르인 뉴메탈이라는 장르 특성상 ‘콘’이라는 이름 자체가 생경한 이들도 있을 테다. 올드팬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고.

콘, 배드 버니, 칸예 등 아디다스와 관련된 아티스트 이야기 이모저모

콘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큰 인기를 구가한 미국의 밴드로, 뉴메탈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1993년 처음으로 발표한 데모 EP 앨범 <Neidermeyer's Mind>을 시작으로 첫 정규 앨범 <Korn> (1994), 정규 2집 <Life Is Peachy> (1996)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인기를 끌게 됐다. 이들의 인기 요인으로는 음악 뿐 아니라 패션을 빼놓을 수 없는데, 먼저 음악을 보자면 뉴메탈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그들답게 이전과는 기존의 인기를 끌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오히려 인기를 끌었다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락 씬에서 글램 메탈 등을 필두로 대중성을 가미하고 ‘락스타의 삶’을 강조한 것과 달리 콘은 사회적 부조리와 자신의 위태로움, 고통 등을 담아냈다. 이는 많은 10대들에게 위로로 다가갔고, 그들이 보여준 신선한 패션과 결합하여 인기로 이어졌다. 전통적인 메탈 밴드의 이미지와 달리 콘은 스케이트 펑크 패션의 영향을 받은 아웃핏을 보여줬고, 이는 10대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콘의 패션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게 또 아디다스인데, 우선 그들의 대표곡 ‘A.D.I.D.A.S’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제목만으로도 아디다스와 연관이 있어 보이지만 사실 그건 아니다. 곡의 제목은 "All Day I Dream About Sex"로 아디다스와는 전혀 무관하며, 성범죄에 대한 가사를 담고 있는 곡이다. 그렇다면 무슨 연관이 있었냐고? 바로 그들의 뮤직비디오에 그 답이 있다. 밴드의 보컬 조나단 데이비스(Jonathan Davies(가 퍼플 컬러의 아디다스 트랙 수트를 착용하고 나왔고, 그게 꽤나 화제를 끌기도 했다.

콘, 배드 버니, 칸예 등 아디다스와 관련된 아티스트 이야기 이모저모 이외에도 콘은 아디다스의 의류 및 신발 등을 자주 착용하였고, 아디다스는 그들에게 협찬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식 계약까지는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콘은 1998년, 공교롭게도 푸마와 광고 모델 계약을 맺게 된다. 알다시피 푸마의 창립자는 아디다스의 창립자 아돌프 다슬러의 친형 루돌프 다슬러이다. 함께 신발 공장을 운영하다 서로 갈라서게 된 그들은 1948년 각자 브랜드를 시작했는데, 그래서인지 본사도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기도 하다. 이후로 시간이 흘러 콘이 푸마와 계약을 맺은 90년대에는 경영진도 대부분 교체되어 누군간 이런 관계성이 무슨 대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스니커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름 운명의 장난처럼 느껴지기도 할 테다.

콘, 배드 버니, 칸예 등 아디다스와 관련된 아티스트 이야기 이모저모 그렇게 25년이 흘러 드디어 아디다스와 콘의 정식 협업이 성사됐다. 과거부터 연이 깊은 그들이었지만 정식 협업은 이번이 처음인 것이다. 아디다스에 따르면 이번 컬렉션은 1996년 발매된 <Life Is Peachy>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라고 하는데, 앞서 언급한 ‘A.D.I.D.A.S’가 수록된 바로 그 앨범이다. 해당 곡의 뮤직비디오에서 조나단 데이비스가 입었다는 퍼플 컬러의 트랙 수트 역시 이번 컬렉션에 포함되어 반가움을 더한다.

나이키에 제이 발빈이 있다면 아디다스엔 배드 버니가 있다.

콘, 배드 버니, 칸예 등 아디다스와 관련된 아티스트 이야기 이모저모 다음 아티스트는 배드 버니(Bad Bunny)이다. 그와 아디다스가 협업한 리스폰스 CL 파소 피노가 바로 내일(10월 28일) 발매된다. 앞서 소개한 콘이 올드 팬들의 관심을 끄는 협업이었다면 배드 버니는 현 세대의 관심을 끄는 협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콘, 배드 버니, 칸예 등 아디다스와 관련된 아티스트 이야기 이모저모 배드 버니는 2015년부터 정식 활동을 시작한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뮤지션으로, 라틴 문화권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아티스트이다. 2017년 베키 지(Becky G)와 함께한 ‘Mayores’를 시작으로 2018년 카디 비(Cardi B)와 또다른 라틴 음악 대표주자 제이 발빈(J Balvin)과 합작한 ‘I Like It과 드레이크(Drake)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MIA’ 등이 대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이후로도 발표하는 곡마다 히트를 치며 20대의 젊은 나이에도 라틴 음악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라틴 음악을 넘어 그가 곧 하나의 장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 앞서 언급한 카디 비, 드레이크 등 내로라하는 팝스타들과의 협업으로 국내에서는 주류가 아닌 장르인 라틴 뮤지션임에도 이름 자체는 제법 알려져 있긴 한 편이다. 물론 인기와는 별개의 이야기다. 아쉽게도 그의 세계적인 위상에 비해 국내에서의 인기는 처참한 수준인데, 라틴 장르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다.

콘, 배드 버니, 칸예 등 아디다스와 관련된 아티스트 이야기 이모저모 나이키에 제이 발빈(J Balvin)이 있다면 아디다스에는 배드 버니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라틴 장르를 대표하는 동시에 곡 작업을 함께 하기도 한 두 사람이지만, 각자 협업한 브랜드는 달랐다. 제이 발빈이 에어 조던과의 협업을 통해 ‘조던 마니아’임을 보여줬다면 배드 버니는 ‘포럼 마니아’라고 불려도 무방하다. 비록 이번 협업을 비롯해 CL 리스폰스, 캠퍼스 등의 모델에 손을 댄 적도 있지만 그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모델은 바로 아디다스의 포럼 모델이다.

칸예 없는 이지, 잘 팔리긴 했다.

콘, 배드 버니, 칸예 등 아디다스와 관련된 아티스트 이야기 이모저모 마지막 소식은 늘 화제의 중심에 있는 남자 구 칸예 웨스트(Kanye West), 현 예(Ye)다. 아디다스가 이지(Yeezy) 재고 판매 포조에 3분기 실적이 개선됐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칸예의 논란의 발언에 따른 여파로 그와의 파트너십을 해지한 아디다스는 올 5월 이미 제작된 이지 제품의 재고 처리를 고심한 끝에 일부 수익금을 칸예의 발언을 피해를 입은 곳에 기부하는 조건으로 판매를 결정했다. 판매에 대해 시시비비가 불거지긴 했으나 그래도 판매 자체는 꽤나 성공적으로 이뤄지며 아디다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다. 뉴욕 타임스는 이에 대해 “칸예의 발언에 대한 대중의 분노에도 이지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는데, 이러나 저러나 칸예가 스니커 씬에 미친 영향이 엄청나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콘, 배드 버니, 칸예 등 아디다스와 관련된 아티스트 이야기 이모저모

하지만 앞으로의 이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디다스는 올 11월 이지 부스트 350 V2, 이지 500, 이지 부스트 700 V2를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최고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결국 무산되었다. 2023년 내 이지 스니커의 출시 계획은 없다는 게 아디다스의 결론이다.

콘, 배드 버니, 칸예 등 아디다스와 관련된 아티스트 이야기 이모저모

한편 칸예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지난해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던 그는 최근에도 여러 방면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 지난 9월엔 닥터 드레(Dr. Dre)와 함께한 [Jesus Is King 2]가 유출되는가 하면, 타이 달라 사인(Ty Dolla $ign)과의 합작 앨범 발매를 위해 이탈리아에서 준비 중인 라이브 파티는 당초 10월 20일이었던 날짜가 27일로 미뤄지더니 끝내 무기한 연기되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하지만 다행히도 타이 달라 사인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11월 3일에 진행된다는 게시글을 올리며, 이전 루머들과는 다르게 아티스트가 직접 올린 만큼 나름 신뢰를 해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전적을 생각하면 또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으니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다.

협업 제품 구매를 원한다면

이상으로 아디다스와 관련된 아티스트 소식 및 이야기를 알아봤다. 앞으로 발매되는 협업 모델에 관심 있는 슈팸을 위해 각 협업별 구매 방법을 공유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콘 협업 컬렉션의 경우, 온라인은 아디다스 컨펌드 앱에서, 오프라인은 아디다스 브랜드 플래그십 서울, 홍대 브랜드센터, 오리지널스 플래그십 가로수길 매장을 비롯해 일부 리테일숍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배드 버니 협업 CL 리스폰스는 10월 28일 15시 30분까지 아디다스 컨펌드 앱을 통해 응모가 가능하며, 16시에 당첨자 발표가 예정되어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늦지 않게 응모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