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아낀다는 패션 브랜드가 많다. ‘지속 가능한’ 소재와 ‘지속 가능한’ 공정으로 옷을 만든다고 한다. 애초에 패션(유행)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지속 가능하다는 마케팅도 지속 가능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소재의 생산 역시 지속 가능하지 않다. 미래의 쓰레기를 추가로 만든다는 점에서 그렇다. 프라다의 RE-NYLON 캠페인을 살펴보자. 친환경 섬유를 가장 크게 광고해 온 패션 하우스다. 프라다 스포츠에 관한 지난 글에 썼듯, 합성 섬유 연구를 열심히 하는 브랜드니 이는 자연스럽다. 프라다가 목표한 대로 이미 모든 나일론 제품이 에코닐(ECONYL®) 섬유로 대체되어 있다. (에코닐은 플라스틱 섬유를 재활용해 뽑아낸 섬유다.) 하지만 나일론이 아니라 가죽으로 생산되는 제품들은 지금 나파(Nappa) 가죽으로 출시되고 있는데, 이는 화학 섬유로 만든 게 아니라 스페인 송아지의 가죽에 화학 처리를 해서 부드럽게 만든, 그러니까 동물권에 충실하지도 않고 오히려 높은 정도의 화학 가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