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프코어가 하나의 스타일로 정착했다는 사실에는 이제 별말이 필요하지 않다. 오버사이즈드 상하의가 청키한 신발의 유행을 끌고 왔다느니, 드레시한 신발보다는 어글리한 신발이 유행이라느니 하는 말은 이제 쓸데없는 갖다 붙이기다. 트렌드는 단순하다. 그냥 그렇게 된 것이다. 물론 그 뒤에는 거대 기업의 오랜 빌드업과 나중의 정치적 해석이 있겠지만, 어떤 고상한 노력에 의한 변화는 아니다. 당연히 디자이너들의 개별 스타일이 모기업의 자본성에 굴복한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디자이너 개인이 확고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고, 심지어 잘 팔리고, 단단한 마니아층이 있을 때뿐인 것 같다. 다시 생각해보니 트렌드를 이래저래 해석하는 게 무턱대고 유행을 따르는 것보다 낫다. 청키한 신발이 유행이라는 한마디만 듣고, 레귤러 핏 검정 슬랙스는 그대로 유지한 채로 커먼 프로젝트 아킬레스 로우를 팔아버린 뒤 돈을 좀 더 모아 중고 구찌 라이톤을 신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