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버질 아블로가 새롭게 정의한 패션과 스니커는 잊힐 수 없다. 파이렉스 비전(PYREX VISION), 오프 화이트(OFF-White)를 거쳐 루이 비통(Louis Vuitton) 최초의 흑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기까지, 그의 행보와 디자인 정신은 우리 삶과 함께하는 문화에 녹아들었으며,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티브에게 영감의 원천과 용기의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선보인 루이 비통 2022 봄, 여름 컬렉션과 런웨이 'Amen Break'는 그가 생전 마지막으로 내보인 스트리트웨어와 럭셔리 패션의 조화였고, 이는 '루이 비통 x  나이키 협업 에어 포스 1'으로 더욱더 밝게 빛났다. 


모두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루이 비통 x 나이키 에어 포스 1은 총 47가지 모델로 준비돼 있다. 이들 모두 프리미엄 레더를 기반으로 루이 비통의 가장 아이코닉한 모노그램 혹은 다미에 패턴으로 치장하고 있으며 그 위에 공동 브랜딩이 새겨진 라벨, 헬베티카 레터링, 그리고 고급스러운 루이 비통 로고를 둘렀다. 일부는 형형색색의 컬러와 소재, 화려한 그래픽을 겸비하고 있기도 하고, 개중에는 오직 소더비 온라인 경매를 통해서만 200족 한정으로 만나볼 수 있는 익스클루시브 모델 또한 존재한다.




럭셔리 패션의 대명사 루이 비통과 스트리트패션을 상징하는 나이키 에어 포스 1 로우가 만났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하입은 충분하지만, 사실 놀랍지는 않다. 우리는 이미 슈프림이 루이 비통 캣워크에 오른 것을 목격했고, 디올이 에어 조던 1을 변주한 것과 프라다와 아디다스의 포럼 또한 찾아볼 수 있었다. 아무런 맥락 없이 루이 비통 모노그램이 스우시와 함께했다면 그저 그런 또 다른 럭셔리와 스트리트웨어의 만남으로 그쳤을 테지만, 이번 합작 에어 포스 1 시리즈는 스니커 커스텀 및 부틀렉 문화와 블랙 럭셔리 패션의 시작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기에 더욱이 특별하다. 


이미 에어 포스 1은 이번 협업이 탄생하기 이전에도 수많은 럭셔리 브랜드들과 함께했다. 커스텀과 부틀렉 아래에서는 불가능이란 없었고, 루이 비통, 디올, 구찌 등 럭셔리 브랜드들의 시그니처 디자인 요소가 스우시와 토박스에 주입되어 왔다. 이러한 문화는 80년대 미국 뉴욕 할렘으로 거슬러 올라가 대퍼 댄(Dapper Dan)이라 불리는 한 흑인 디자이너로부터 시작했는데, 루이 비통과 나이키가 힘을 합쳐 완성한 47가지 에어 포스 1은 바로 이곳에 경의를 표한다. 


대퍼 댄은 백인의 전유물이었던 80년대 럭셔리 패션을 '흑인의 것'으로 변주했다. 루이 비통, 구찌, 펜디, MCM 등의 명품 매장에서 구매한 제품들을 해체, 자신의 색으로 재조립해 당대의 럭셔리 패션에서 상상도 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었고, 이는 기존 명품 고객부터 최고의 인기를 끌던 래퍼들에게까지 광범위한 사랑을 받았다. 고급스러운 레더 재킷과 스포티한 트랙수트 등, 다양한 커스텀 럭셔리 아이템을 판매해온 대퍼 댄의 부티크는 1982년부터 1992년까지 365일 24시간 동안 문을 열었고, 루이 비통의 패턴이 스우시에 주입되어 있는 에어 포스 1도 한곳에 자리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주목받은 대퍼 댄은 럭셔리 패션과 스트리트 패션의 경계가 한창 모호해지고 있을 때 구찌와 공식적으로 협업을 전개하며 다시금 자신의 이름을 날렸고, 이제 버질 아블로가 루이 비통 합작 에어 포스 1을 통해 그를 기념한다. (그래서 이번 에어 포스 1은 '협업' 대신 '오피셜 부틀렉'이라고도 불린다. 대퍼 댄의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하단 인스타그램 임베디드를 참고해보자.)



여러모로 루이 비통의 에어 포스 1은 오랫동안 기억될 가장 아이코닉한 스니커이다. 그 자태만 놓고 보아도 좋고, 흑인이 럭셔리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자리하는 현시대에 흑인 럭셔리 패션의 시작인 대퍼 댄의 유산에 경의를 표하는 맥락에서도, 그리고 '게임 체인저' 버질 아블로의 유작이니 말이다. 이미 몇몇 컬러웨이는 버질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달되었고, 이제는 그 다음 차례, 실제 발매만이 남아있다. 총 47가지 중 아홉 가지 스타일의 자세한 발매 정보를 곧 슈프라이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Image by © theimedsoussi